SCL은 전문의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이번 칼럼은 ‘E형간염도 엄연히 법정감염병…국내서도 증가세’를 제목으로
헬스경향(6월 23일자)에 게재되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칼럼]
‘E형간염’도 엄연히 법정감염병…국내서도 증가세
SCL 이안나 학술부원장(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
E형간염(Hepatitis E)은 E형간염 바이러스(Hepatitis E virus, HEV)라는 RNA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며 동물과 사람 간에 서로 전파되는 인수공통 감염병이다. 중남미, 북아프리카 등 저개발국가에서는 오염된 식수로 인한 유행이 발생하고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육류, 가공식품을 통해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특히 2017년 유럽에서 햄과 소시지로 인해 E형간염 바이러스 감염이 급증하자 당시 질병관리본부가 국내 E형간염 감염경로 파악을 위한 실태조사를 시행하기도 했다. 이후 감염병 예방법 개정에 따라 2020년 7월 1일부터 E형간염이 ‘제2급 법정감염병’으로 분류되면서 보건당국 차원에서 E형간염 발생현황을 모니터링하고 관리체계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연간 E형간염 확진자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60명 수준이었고 2018년 86명, 2019년 105명이었다. 최근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2020년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간 신고된 E형간염환자는 191명이며 이후 2021년 1월부터 6월 21일까지 183명으로 꾸준히 발생, 연간 약 370건 이상의 신고가 접수되고 있다. 하지만 실제 감염 건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E형간염은 감염 시 발열, 피로감, 식욕감소, 구역질, 구토, 복통, 황달, 무증상 등 다른 급성 감염과 증상이 매우 흡사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진단이 어려운 질환 중 하나이다. 성인은 대부분 자연 회복되며 치명률이 약 3% 정도로 낮다. 하지만 임신부, 간질환 및 장기이식환자 등 면역저하자는 만성간염이나 간경변으로 이어질 수 있고 치명률도 높아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E형간염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E형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IgG, IgM 항체검사와 함께 분자진단검사법으로 HEV RNA 측정을 통해 종합적인 평가가 요구된다.
SCL에 E형간염 의심소견으로 의뢰된 혈청검사의 통계 자료를 보면 19.1%가 E형간염 바이러스 IgG 항체 양성으로 나타났다. 또 E형간염 바이러스 IgG 항체 양성률은 남성(25.1%)이 여성(11.8%)에 비하여 높았고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E형간염 역시 올바른 손 씻기가 기본 예방수칙이다. 비누를 사용해 흐르는 물로 30초 이상 손을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 음식을 익혀 먹는 것과 물을 끓여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E형간염은 간염바이러스 중 가장 최근에 발견됐지만 무증상 감염이 많아 실제 유병률과 발생률이 과소평가된 경향이 있다. 특히 장기이식이나 면역저하자에서 원인불명의 간염이 발생하면 만성 E형간염에 의한 간부전 위험이 있어 더욱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다른 간염바이러스만큼이나 E형간염 역시 경각심을 가져야 할 감염병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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